화려한 연회장에서 펼쳐진 심지의와 사림주의 약혼식은 처음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사회자의 진행 속에 두 사람이 등장하자 객석의 반응이 미묘하게 갈라진다. 특히 사림주의 표정 변화가 인상적이었는데, 기쁨보다는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다. 재앙을 부른 결혼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짐작게 하는 순간이었다. 반지를 끼우는 손길마저도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사림주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네는 장면은 로맨틱하기보다 의무적인 느낌이었다. 심지의의 미소는 완벽했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이 장면은 재앙을 부른 결혼의 핵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사랑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의해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관객으로서도 그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박수를 치는 하객들의 표정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들과 억지로 웃는 이들이 섞여 있다. 특히 갈색 정장을 입은 남성과 회색 중절모 노인의 표정이 대조적이었다. 재앙을 부른 결혼이라는 제목처럼 이 약혼식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해진다. 분위기가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불안했다.
흰 드레스를 입은 심지의는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 반지를 낄 때의 미세한 망설임, 사림주를 바라볼 때의 눈빛에서 무언가 감춰진 이야기가 느껴졌다. 재앙을 부른 결혼이라는 제목이 이 인물의 내면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단순한 약혼식이 아닌 더 큰 사건의 시작처럼 보였다.
사림주의 행동은 약혼식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까웠다. 무릎을 꿇었지만 그 눈빛은 상대를 압박하는 듯했다. 심지의의 반응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재앙을 부른 결혼이라는 제목이 이 남자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보다 지배가 느껴지는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