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정장을 입고 계단을 내려오던 남자가 갑자기 넘어져 피를 흘리는 장면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침실에서 여자와 밀회를 즐기던 모습과 대비되어 그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더군요. 그 남자의 두 얼굴이라는 드라마의 제목이 왜 붙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고통스러운 표정과 깨진 안경을 줍는 손길이 비극의 서막을 알리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수영장에서 구조된 아이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있을 때, 부모로 보이는 두 사람의 절규가 심장을 울렸습니다. 여자는 인공호흡을 하며 울부짖고, 남자는 피투성이가 된 채 달려와 아이를 보며 오열하죠. 그 남자의 두 얼굴이라는 작품 속에서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이 비극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비 오는 날씨와 어두운 분위기가 슬픔을 배가시킵니다.
침실에서 검은색 잠옷을 입은 여자와 남자가 밀착해 있는 장면은 불륜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그런데 곧이어 남자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머리에 피를 흘리는 장면으로 전환되니, 이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헷갈리게 만드네요. 그 남자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처럼 남자의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면이 폭발한 것일까요? 긴장감 있는 전개에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수영장에서 아이를 구하려다 다친 여자와, 계단에서 넘어진 남자. 두 공간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비극이 교차 편집되며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그 남자의 두 얼굴이라는 드라마는 이처럼 강렬한 오프닝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네요. 남자의 놀란 표정과 여자의 절규가 교차하며 사건의 전말을 짐작하게 하지만, 정확한 진상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어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모두 이마에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여자는 아이를 구하다가, 남자는 계단에서 넘어져서 상처를 입었죠. 이 상처들이 단순한 우연일 리 없습니다. 그 남자의 두 얼굴이라는 작품에서 이 상처들은 과거의 트라우마나 서로 얽힌 사연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피 묻은 얼굴로 아이를 걱정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복잡한 감정이 느껴져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