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당하는 피해자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계산하고 있었던 여주인공의 지능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군중 앞에서 남자의 추악한 모습을 폭로하는 장면은 통쾌함 그 자체였다. 선과 악의 경계 라는 주제처럼, 그녀는 악을 이용해 악을 심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가 그녀를 위로하려 할 때 오히려 그 틈을 파고드는 심리전은 정말 짜릿했다. 특히 마지막에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보며 짓는 그 묘한 미소는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였다.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선 인물들의 감정선이 매우 섬세하게 그려졌다. 남자의 혼란스러운 표정과 여주인공의 냉철함, 그리고 또 다른 여성 캐릭터의 복잡한 심정이 교차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선과 악의 경계 에서처럼 선한 척하는 악인과 악한 척하는 선인의 구분이 모호할 때의 긴장감이 일품이다. 비 오는 날의 분위기 연출도 감정선을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반전은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인물 관계의 깊이를 더해주는 장치로 작용했다.
로맨스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점점 스릴러로 변해가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여주인공이 남자의 집에 들어와 잠입하는 과정에서의 긴장감은 마치 첩보 영화를 보는 듯했다. 선과 악의 경계 에서 다루는 도덕적 딜레마가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남자가 무방비하게 잠든 사이 그녀가 무엇을 하려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클라이맥스로 이끌었다. 조명의 변화와 카메라 앵글이 심리 상태를 잘 표현해주어 몰입도가 매우 높았다.
주연 배우들의 표정 연기 하나하나가 대본 이상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특히 여주인공이 슬픈 척하다가도 순식간에 냉혹한 얼굴로 변하는 모습은 배우의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선과 악의 경계 에서처럼 인간의 이중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자의 당황스러운 표정과 여자의 여유로운 미소가 대비되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마지막 침실 장면에서의 대사 없는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드는 강력한 훅이었다.
비 오는 밤, 젖은 머리카락으로 나타난 그녀의 눈빛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서늘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남자가 건네는 옷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그녀의 계획은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과 악의 경계 에서 보여준 그녀의 표정 변화는 소름 끼칠 정도로 완벽했다. 복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듯한 연기가 너무 현실적이라 보는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마지막 침실 장면에서의 반전은 정말 예상치 못했고, 그녀의 차가운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