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복도에서 두 여자가 마주치는 장면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다. 한쪽은 임신을 가장하고, 다른 쪽은 진실을 알고 있는 듯한 눈빛. 블랙로즈 의 캐릭터들이 이렇게 입체적일 수 있다니. 특히 진실을 폭로하려는 여자의 단호한 표정과, 그것을 막으려는 여자의 당황스러운 표정 대비가 훌륭하다.
보디가드를 이끌고 아파트 복도를 걸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풍기는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블랙로즈 의 액션과 멜로가 적절히 섞여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의 침묵과 팽팽한 기싸움, 그리고 여자의 담담한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과연 누가 이 판을 장악할까?
초음파 사진을 조작하거나 가짜 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병원에서까지 연기를 하다니. 블랙로즈 의 플롯이 점점 과감해진다. 남편을 속이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여자가, 결국 진실이 탄로나는 순간의 절망감이 화면 밖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처음에 물속에 넣은 폰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남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음이 드러난다. 블랙로즈 의 복선 회수가 이렇게 깔끔할 수가. 병원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이 긴장감은 정말 숨 쉴 틈이 없다. 다음 전개가 너무 궁금하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와인을 마시는 여자와, 검은 정장을 입고 진실을 쫓는 여자의 의상 대비가 상징적이다. 블랙로즈 의 미술과 의상팀의 센스가 돋보인다. 겉으로는 우아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는 삶과, 소박하지만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대립이 의상을 통해 표현된 것 같아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