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청색 무복과 남주의 금색 자수 포가 색감 대비가 정말 예뻐요. 특히 남주가 여주의 손을 잡고 입맞춤할 때 소매의 문양이 선명하게 보여서 제작진의 공이 느껴집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또 다른 여인의 화려한 금장식도 눈길을 끌었어요.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는 상황이 벌어지는 배경이 되는 서재의 소품들도 시대 고증을 잘 반영해서 보는 맛이 있네요.
처음에는 두 사람의 애틋한 재회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다른 남자와 여자가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네요. 수를 놓는 여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서 어떤 음모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요. 남주가 울면서 손을 잡는 장면이 너무 애절해서 눈물이 났는데,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과연 누구의 입에서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전개가 빠르고 예측불허라 다음 편이 기다려져요.
남주 배우가 눈물을 참으며 여주를 바라보는 눈빛 연기가 정말 일품이에요.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디테일까지 살아있어서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여주 역시 단호해 보이지만 눈가에 머무는 망설임이 보여요.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는 대사를 던지기 직전의 미묘한 공기 흐름을 배우들이 잘 살려냈어요.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서재 장면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두 사람의 실루엣을 부드럽게 감싸주네요. 키스할 때 배경이 약간 흐려지면서 두 사람만 돋보이게 하는 연출이 로맨틱했어요. 반면 후반부 차를 마시는 장면은 조명이 차가워져서 뭔가 불길한 예감을 줍니다.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는 비장한 결심이 서는 순간의 조명 변화가 심리 상태를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분위기 메이킹이 훌륭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대사는 별로 없는데도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져요. 여주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남주의 표정이 무너져 내리는 게 안쓰러웠어요.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도 이미 관계의 위기는 감지됩니다. 후반부에 등장한 남자의 날카로운 눈빛이 앞으로의 갈등을 예고하는 것 같아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네요. 대본의 힘이 느껴지는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