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일 전으로 넘어가니 분위기가 확 바뀌네요. 손자를 등에 태우고 기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처음엔 귀여웠는데, 아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아요. 백정화의 표정에서 뭔가 숨겨진 사연이 느껴집니다. 사기 치는 중이라는 문구가 등장할 때부터 이 가정이 풍기던 평화로운 분위기가 사실은 위태로웠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이 정말 잘 살아있습니다.
회색 정장을 입은 여자가 등장하자마자 분위기가 싸해지네요. 과일과 계란을 들고 왔지만,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계산된 표정이 무섭습니다. 할머니가 아파하자 도와주는 척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요. 사기 치는 중이라는 타이틀이 이 여자를 가리키는 것 같아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이런 사이코패스 같은 캐릭터가 나오면 드라마가 더 재밌어지죠.
할머니가 옷을 걷어 올렸을 때 등에 그려진 귀여운 강아지 그림이 보였어요. 손자가 장난친 것 같지만, 그걸 본 며느리의 표정이 너무 차가웠습니다. 가족 간의 사랑보다는 위계질서와 갈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사기 치는 중이라는 자막과 함께 이 그림이 나중에 중요한 복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디테일한 소품 활용이 정말 훌륭해요.
아픈 할머니를 위해 안마를 해주고 청소까지 하는 회색 정장 여자. 겉보기엔 효녀 같지만, 할머니가 잠든 틈을 타 무언가를 훔쳐보는 듯한 눈빛이 섬뜩합니다. 사기 치는 중이라는 문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요. 선한 척하며 접근하는 사기꾼의 전형적인 수법을 보는 것 같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배우의 표정 연기가 정말 일품입니다.
화장실을 청소하고 변기 물을 마시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행동이 아니죠. 이를 지켜보는 할머니와 며느리의 경악한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사기 치는 중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단순한 사기를 넘어 정신 나간 범죄자가 집안에 침투한 공포 스릴러 같은 전개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