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소녀의 얼굴엔 피가 묻어 있다. 입가엔 갈라진 상처, 볼에는 타박자국, 눈가엔 뭉친 눈물이 반짝인다. 그녀는 검은 리본을 단 머리카락을 흩뜨린 채, 손으로 볼을 감싸며 고개를 숙인다. 주변엔 붉은 장애물들이 산산이 흩어져 있고, 천장의 유리창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들어, 마치 무대 위의 마지막 장면처럼 정적이 흐른다. 이 순간, 그녀는 ‘재벌 집안의 딸’이라는 타이틀 아래서 겪는 비극의 중심에 서 있다. (더빙) 내가 가짜 재벌 딸이라니! — 이 한 마디가 전부를 말해준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의심과 배신, 그리고 하나의 푸른 부적(부적)이 연결된 운명의 분기점이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인물은 턱 끝까지 올라간 흰 머리와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 그리고 푸른 옥으로 새겨진 부적을 목에 걸고 있는 노년의 여성이다. 털로 덮인 검은 망토, 크고 둥근 진주 귀걸이, 손목엔 백옥 팔찌—모두가 그녀의 권위를 드러내는 상징이다. 그녀는 지팡이를 짚고 서 있으며, 눈빛은 차가운 강철처럼 단단하다. “누가 네 할머니야”라는 말은 질문이 아니라 선고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는 ‘알아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손에 들린 푸른 부적은, 10년 전 그녀가 잃어버린 딸의 유일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부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혈연의 인증서’이며, 동시에 ‘복수의 시동 버튼’이다.
그녀의 말은 차분하지만, 그 안엔 폭발 직전의 긴장이 감돈다. “함부로 친척 맺지 마”라는 경고는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계보를 흐리는 자에 대한 최후통첩이다. 그런데 이때, 다른 학생 하나가 등장한다. 검은 조끼에 흰 셔츠, 목에 리본을 매고,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소녀. 그녀는 ‘정씨 집안’의 진짜 딸로 보인다. 그녀의 표정은 냉소적이며, 눈빛은 마치 연극을 보는 관객처럼 여유롭다. 그녀가 내뱉는 “내 신분을 사칭한 애요”라는 말은, 마치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처럼 단호하다. 하지만 이 말이 오히려 의문을 자아낸다. 왜? 왜 그녀는 이 순간에 ‘신분 사칭’을 강조하는가? 만약 진짜라면, 굳이 이렇게 명확히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는 오히려 ‘자신감의 결여’를 드러내는 신호다. (더빙) 내가 가짜 재벌 딸이라니! — 이 말이 반복될수록,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더욱 흐려진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응시한다. 눈물이 흘러내리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는다. “바로 제예요”라고 말할 때, 그녀의 손가락은 입가의 상처를 가볍게 만진다. 그 상처는 단순한 폭력의 흔적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려는 순간’에 받은 대가다. 그녀는 자신이 ‘사기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녀는 “당신이 내 할머니일 리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발현이다. 그녀는 자신이 누군가의 딸임을 믿고 싶다. 그녀는 어릴 적, 어머니가 남긴 푸른 부적을 목에 걸고 잠들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부적은 그녀에게 ‘어떤 집안의 딸인지’를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였다. 그런데 지금, 그 부적을 목에 걸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 노년의 여성이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이건 계획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점차 구체화된다. “세월이 지나, 너도 내 엄마처럼 신분 상승을 꿈꿀 줄 알았다”는 말은, 그녀가 이미 이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녀는 ‘재벌 집안’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이름을 바꾸고, 행동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녀가 원했던 것은 ‘돈’이 아니었다. 그녀가 원했던 건 ‘어머니의 자취’였다. 그녀는 어릴 적, 어머니가 ‘정씨 집안’의 집에서 일하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그날 이후, 어머니가 남긴 부적을 목에 걸고, ‘정씨 집안’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이 자리에 섰다.
이때, 한 남학생이 나선다. 안경을 쓴 그는 ‘AI’와 ‘영상 통화’를 언급하며, 이 사건이 단순한 가족 문제를 넘어, 기술과 진실의 경계를 흔드는 사건임을 암시한다. 그는 “정 회장님한테 영상 통화 걸 땐, 정 회장님이 AI라고 하더니”라고 말한다. 이 말은 관객에게 충격을 준다. 도대체 이 세계에서는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AI가 사람을 흉내 내는 시대에, 인간의 정체성은 어떻게 확인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불안을 건드린다. 특히, <가짜 재벌 딸의 역습>이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아이러니—‘가짜’가 역습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믿는 ‘진실’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노년의 여성은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그녀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손으로 부적을 꼭 쥔다. “너희에게 집 한 채를 마련해 주고, 몇 년간 돈을 보내주며… 넌 나를 구제했지?”라는 말은, 그녀가 이 소녀를 ‘구제’한 것이 아니라, ‘시험’한 것임을 암시한다. 그녀는 이 소녀가 어머니의 딸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10년 동안 그녀를 지켜보았던 것이다. 그녀는 그녀가 ‘권력을 향한 탐욕’에 빠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어머니의 흔적’을 찾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말한다. “너도 내 엄마처럼, 신분 상승을 꿈꿀 줄 알았다.” 이 말은 비난이 아니라, 실망이다. 그녀는 이 소녀가 ‘어머니의 딸’이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어머니를 잃은 상태에서, 또 하나의 딸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우리 세 식구는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살았는데…” 이 말은 그녀가 이 집에서 보낸 시간이, 단순한 ‘사기’가 아니라, 진정한 ‘가족의 시간’이었음을 말해준다. 그녀는 어릴 적, 이 집에서 자랐고, 이 집의 사람들과 함께 식사했고, 이 집의 방에서 잤다. 그녀는 이 집을 ‘가짜’가 아닌 ‘진짜’로 믿었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래서 더 분노한다. 그녀는 “당신은 사기꾼이에요”라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엔 ‘왜 나를 버렸는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
그녀는 결국 스마트폰을 꺼낸다. 손가락엔 피가 묻어 있다. 그녀는 112번을 누른다. “경찰에 신고할 거야”라고 말할 때,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는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각오했다. 그녀는 이 사건이 끝나면, 다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그녀는 하나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那就是—그녀의 어머니가 정말로 ‘정씨 집안’과 관련이 있었는가? 아니면, 그녀가 믿었던 모든 것이 단순한 착각이었는가?
이때, 화면이 전환된다. 어린 소녀가 침대 위에서 뛰놀고 있다. 흰 스웨터에 검은 치마, 머리엔 검은 리본이 달린 두 개의 땋은 머리—그녀는 바로 현재의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뛰어내리며, “등아!”라고 외친다. 그 순간, 노년의 여성은 놀란 듯이 돌아서며 “어서 이리 와”라고 말한다. 어린 소녀는 그녀의 목에 걸린 푸른 부적을 손으로 만진다. 그녀는 그 부적을 ‘할머니의 펜던트’라고 부르며, 그것을 가보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열쇠다. 그 부적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어머니의 유산’이며, ‘가족의 약속’이다.
노년의 여성은 그 부적을 어린 소녀의 손에 쥐어준다. 그녀의 눈엔 눈물이 맺힌다. “이건 우리 집안의… 할미가 이 펜던트를 가보란다”라고 말할 때, 그녀의 목소리는 떨린다. 이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재벌의 할머니’가 아니다. 그녀는 단지, 하나의 어머니다. 그녀는 이 부적을 통해, 어릴 적 잃어버린 딸의 흔적을 찾으려 했고, 결국 그 딸의 딸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이 소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부적을 통해 이어진 ‘가족의 끈’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따뜻하지 않다. 현재의 소녀는 다시 바닥에 앉아, “그럴 리 없어”라고 중얼거린다. 그녀는 아직도 이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녀는 “아빠가 안 계실 때, 할머니가 나를 돌봐주셨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그녀가 이 집에서 받은 사랑이, 단순한 연기의 결과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녀는 진짜로 이 집을 ‘가족’으로 느꼈고, 그녀의 할머니를 ‘진짜 할머니’로 믿었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래서 더 분노한다.
이제, 그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 아니면, 이 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녀는 스마트폰을 들고, 110번을 누른다. 화면엔 ‘긴급 호출 - 연결 중…’라는 글자가 뜬다. 그녀의 손가락은 떨리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 순간, 관객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진다—그녀는 진짜로 ‘재벌의 딸’인가? 아니면, 단지 ‘가짜’인가? 하지만 이 질문은 이미 답이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진실은—‘사람은 사랑을 통해 진짜가 된다’는 것だから. (더빙) 내가 가짜 재벌 딸이라니! — 이 말이 끝나는 순간, 우리는 모두 그녀의 편이 된다. 왜냐하면, 그녀가 원한 것은 ‘재벌의 딸’이 아니라, ‘어머니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가짜 재벌 딸의 역습>과 <혈흔 속의 부적>이라는 두 개의 제목으로, 각각의 시선에서 이 이야기를 바라보게 한다. 전자는 외부의 시선, 후자는 내부의 시선이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간극—그것이 바로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아픈 진실이다.

